1. 광양, 부산, 순천, 광주 그리고 대전
저희 부모님께서는 전라도 광양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태어나서, 두 분 다 줄 곧 광양에서 보내셨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부산으로 일자리를 위해,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부산입니다. 저의 와이프가 태어난 곳은 전라도 순천입니다. 직업 특성상 저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그리고 다시 부산에서 광주로, 발령을 받아서, 광주로 이사하게 되었고,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3년 03월 26일 16시 52분에 태어난 우리 보물 1호는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또 대전으로 발령을 받아서, 저의 근무지는 대전입니다.
한번씩 집에 가려면 큰 결심을 해야 되는 먼 지역입니다
2.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설날, 추석은 매년 고향길을 가고 있지만, 그날을 제외하고는, 고향에 한 번씩 내려 갈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됩니다.
순천을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가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준비 한만큼 내려가게 되면, 보물 1호를 좋아하시는 양가 부모님의 모습에 힘이 납니다. 최근에 부산에 내려가서 아버지께서 그러시더군요, "보물 1호를 이렇게 보는 건 너무나 좋은데, 한편으론 씁쓸하다"라고,, 그리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신청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올해 아버지 나이는 72살, 어머니 나이는 70살입니다. 요즘 들어, 저희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인지 모르겠으나, 한편은 론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아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과 반대로, 부모님의 연세가 한 살, 한 살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나이는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되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오래 사신 것을 기뻐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연세 많으신 것에 대해 우리는 걱정을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3. 아버지와 어머니 이전에 아들과 딸
시간이 흐를수록, 어렸을 때보다 부모님과 가족여행 가는 것이 뜸해진 건 사실입니다. 누나도 그렇고, 형도 그렇고,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일하는 것이 좋다고 쉬지를 않으십니다. 몇 해 전, 부모님과 함께, 할어버지 할머니 산소를 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장거리 운전이라, 어찌 보면 부모님과 함께한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어김없이 날씨도 좋았고, 같은 장소에 계셨기 때문에, 그날도, 음식을 놓고, 인사드리고, 주변정리 하셨습니다. 늘 반복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날따라 자리를 오래 지키셨습니다. 아마 그날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더 오랜 대화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아버지 어머니께서도, 아들과 딸이었을 테니깐 말이죠,,
4. 아직까지도 전 어른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산에 갈 때마다 아버지는 똑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아버지: 왔나?
나: 네.
아버지: 다리는 괜찮나?( 저는 몇 해 전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많이 다쳐서, 큰 수술을 했습니다 )
나: 뛰지는 못하고, 조금씩 걷고 있습니다.
아버지: 부산날씨가 광주보다 따뜻하지? 자주오너라!
나: 네.
아버지: 보일러 자주 켜고자나?
나: 네 잘 켜고 잡니다.
아버지: 이거 검은 마스크다. 유행한다 해서, 시장에서 샀다. 하고 다녀라. 독감 유행한단다.
나: 광주에도 있는데, 왜 사셨어요! 잘하고 다니겠습니다.
아버지: 요새 구조조정 많던데, 너희 회사는 괜찮니?
나: 네 괜찮습니다.
아버지: 내년에 진급하나?
나: 그런 거 없어요. 요즘 누가 부장, 차장, 과장, 이런 거 합니까? 다 똑같습니다.
아버지: 맞나?
나: 요즘은 회사 오래 다니는 게 대세입니다.
아버지: 욕심부리지 말고, 잘 다녀라
나: 알겠습니다.
아버지: 저녁에 치킨 먹을래? ( 예전부터 아버지는 급여를 받아오시면, 밤마다 치킨을 사 오셨습니다. 누나 형 저 이렇게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
나: 네.
부산에서 무뚝뚝하고, 투박한 아버지와 일상대화입니다. 늘 물어보시는 건, 한결같이 똑같습니다. 저의 아픈 다리, 집 보일러, 회사 별일 없는지, 그리고 치킨입니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처음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니,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알면 알수록 모른다고 여기고, 모르면 모를수록 안다고 생각하고,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러야 할까요, 아직까지도 전 어른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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